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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그룹 회장의 실질적 경영책임자 판단 기준

2023고단834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산업재해치사)·산업안전보건법위반·업무상과실치사

[그룹 회장을 중대재해처벌법상 실질적 ‘경영책임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건]


◇ 1. 중대재해처벌법 제2조 제9호 가목의 ‘경영책임자’의 해석 및 판단 기준 / 2. 그룹 회장이 계열사의 경영에 일부 관여하였더라도 법령상 대표이사가 존재하는 경우 회장을 실질적 경영책임자로 인정하기 위한 요건 ◇

 

중대재해처벌법 제2조 제9호 가목은 ‘경영책임자등’을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 정의하고 있다. 법인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상 의무의 주체인 ‘경영책임자’는 기본적으로 법률상 대표권을 행사하는 자인 ‘대표이사’가 이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대표이사가 아닌 자(예: 그룹 회장)를 위 ‘경영책임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대표이사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 아닌 자에게 실질적·구체적으로 법인의 사업을 대표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다는 점 및 그로 인해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에 규정된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였다는 점 등이 입증되어야 한다. 단순히 그룹 차원의 정례보고를 받거나 경영상 지시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곧바로 그를 해당 법인의 실질적 경영책임자로 볼 수는 없다.

 

피고인 H산업은 골재 생산 및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 양주시 소재 K 사업소(채석장)에서 석분토 야적장 하부를 굴착하여 골재를 채취하던 중 상부 토사가 붕괴되어 근로자 3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검찰은 H 그룹의 회장인 피고인 A가 정례보고 등을 통해 H산업의 경영 전반에 관여해 온 실질적 경영책임자임에도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아 중대재해처벌법위반으로 기소하였고, 대표이사 B와 안전담당임원 G에 대해서도 안전조치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등으로 기소하였다.

 

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① 피고인 A(회장)가 그룹 차원의 정례보고를 받거나 일부 경영 현안에 지시를 한 사실은 있으나, 이것이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부담하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경영책임자’의 지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② 적법하게 선임된 대표이사 B가 존재하고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하였으므로 회장 A가 대표이사를 배제하고 경영권을 행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인 A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또한 대표이사 B와 안전담당임원 G에 대해서도 사고의 원인인 현장의 구체적 작업 방식(기울기 미준수 등)을 인식하거나 지시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하였고, 현장의 구체적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현장소장 C와 법인(H산업) 등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하였다.